
우리는 생각보다 꽤나 빈번하게 돈 문제에 직면한다. 정말 친한 초중고등학교 친구가, 혹은 동호회에서 만난 친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힘든 사정을 구구절절 설명하면서 당장 얼마간의 돈을 빌려주면 곧 갚겠다고 한다. 사정이 너무 딱해보이고, 같이 알고 지낸 세월이 하루이틀도 아니니 마음이 약해진다. 물론 알고 있다. 부모자식간에도 돈은 빌려주지 말라고 했고 친한 사람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못받을 돈이라 생각하고 그냥 주라는 사실을.하지만 세상살이가 머릿속 이해만으로 잘 흘러가지 않는다. 처음에는 고맙고 미안하다며 내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엔가 내가 눈치를 보고 있고 돈을 빌려간 사람이 당당해져 있다. 이렇게 억울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일 연락해서 돈 갚으라고 닦달만 해야 할까..